교육평가의 입장
교육평가의 입장이란 평가를 바라보는 철학적 관점과 실천적 태도를 의미합니다. 즉, 평가가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의 입장은 시대적, 사회적, 교육적 변화에 따라 발전해 왔으며, 평가의 목적, 기능, 내용, 방법 등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교육평가의 입장은 크게 측정관(전통적 평가관), 발달적 평가관, 총합적 평가관, 대안적 평가관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각 입장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인간관, 학습관에 따라 다르게 평가를 바라보며, 그에 따라 강조하는 요소도 상이합니다. 아래에서 각 입장에 대해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측정관 (Measurement Perspective)
측정관은 전통적인 교육평가의 관점으로, 평가란 곧 학습자의 지적 능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 입장은 행동주의 심리학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학습 결과를 수치나 점수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학습자의 성취 수준을 평가하려 합니다.
이 입장에서 평가의 주된 목적은 학습자의 성취도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명확히 설정된 교육목표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설정하며, 표준화된 검사 도구와 객관적인 채점 방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이 입장은 학습자의 성장과정이나 개별적 차이, 정의적(감정, 태도) 측면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2. 발달적 평가관 (Developmental Perspective)
발달적 평가관은 평가를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이 관점은 학생 개개인의 변화 과정과 개별적인 성장에 주목하며, 평가를 통해 학생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 입장에서 평가는 단지 성적을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을 돕고 학습을 개선하기 위한 피드백 수단입니다. 즉, 평가를 통해 학생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수 방법을 조정하거나 보충 학습을 제공하는 데 사용합니다.
형성적 평가(formative evaluation), 진단적 평가(diagnostic evaluation) 등이 이 관점에 속하며, 평가 결과는 학생을 돕기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됩니다.
3. 총합적 평가관 (Summative or Accountability Perspective)
총합적 평가관은 평가를 학습이 끝난 후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격이나 진급, 졸업, 선발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입장입니다. 이 입장은 교육에 대한 책임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평가 결과를 통해 교육의 성과를 공식적으로 보고하고 증명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총합적 평가는 선발과 분류, 비교와 판단에 중점을 둡니다. 이를 위해 명확한 평가 기준과 엄정한 평가 절차를 따르며, 평가 결과는 종종 정책 결정이나 제도 운영의 근거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수능시험, 교원임용시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입장은 교육 시스템의 질 관리나 공정한 선발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학습자의 개별적인 성장이나 학습 동기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4. 대안적 평가관 (Alternative or Authentic Evaluation Perspective)
대안적 평가관은 전통적인 평가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새로운 평가의 입장입니다. 이 관점은 평가를 단순한 정답 맞히기 중심에서 벗어나, 학습자의 실제 능력,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성, 협동성 등 실제 삶과 연계된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입장에서는 수행 중심 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자기 평가, 동료 평가 등이 활용되며, 평가 기준 역시 단순한 정답보다는 과정과 맥락, 표현의 다양성을 중시합니다. 학습자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의 주체로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안적 평가는 특히 21세기 역량 중심 교육, 학생 참여 중심 수업, 교육의 개인화와 다양화 추세와 맞물려 그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의 객관화, 교사의 전문성 확보, 시간과 노력의 부담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러한 교육평가의 입장들은 각각의 교육 철학과 목적, 학습자의 특성, 사회적 요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전통적인 측정 중심의 입장이 정확성, 객관성, 비교 가능성을 강조한다면, 발달 중심이나 대안적 평가는 개별화, 성장, 역량 중심의 교육 가치를 강조합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이들 입장을 상황에 따라 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