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케나(William K. Frankena)는 도덕교육에 있어 두 가지 주요 전통인 **의무 윤리(deontological ethics)**와 **덕 윤리(virtue ethics)**를 조화롭게 통합하려 한 대표적인 철학자입니다. 그는 도덕성은 단지 규범을 따르는 것만이 아니라, 그 규범을 내면화하고 실천하려는 성품도 함께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이 두 윤리의 조화를 통해 전인적인 도덕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순서에 따라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의무 윤리와 덕 윤리의 개념
먼저, 프랑케나가 통합하고자 한 두 윤리 이론의 기본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 **의무 윤리(deontological ethics)**는 칸트와 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대표되며,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 결과가 아니라 도덕 원칙이나 규칙에 따랐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입니다. 도덕은 이성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며, 사람은 그 원칙을 따를 의무가 있습니다.
- **덕 윤리(virtue ethics)**는 아리스토텔레스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좋은 사람, 즉 도덕적인 성품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행동보다 사람의 성격과 품성, 도덕적 습관 형성에 중점을 둡니다.
2. 프랑케나의 비판적 통찰
프랑케나는 이 두 윤리 이론이 각각 가지는 장점과 한계를 분석하고, 단독으로 적용될 경우 교육적으로 불완전하거나 편향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 의무 윤리만 강조할 경우: 학생들은 규칙과 명령에 순응하는 데 익숙해지지만, 그 이유나 내면적 동기 없이 형식적인 도덕성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도덕적 창의성이나 자율성, 감정적 공감 능력의 결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덕 윤리만 강조할 경우: 학생들은 따뜻한 인성과 좋은 성품을 가질 수 있지만,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나 체계적 원칙이 부족해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갈등을 해결할 근거를 가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3. 프랑케나의 통합 모형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케나는 도덕교육의 두 구성 요소, 즉 ‘도덕 원리(규범)’와 ‘도덕 성품(덕)’을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① 도덕 원리(도덕성의 인지적 측면)
이는 의무 윤리의 전통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도덕적 규칙, 원칙, 가치 판단 능력, 이성적 숙고를 포함합니다. 프랑케나는 학생들이 도덕적 이유를 판단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논리적 사고와 도덕적 기준을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② 도덕 성품(도덕성의 정의적 측면)
이는 덕 윤리의 전통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정직함, 책임감, 공감, 배려, 용기 등과 같은 도덕적 성향과 습관을 포함합니다. 프랑케나는 도덕적 성품이 행동의 동기와 실천력이 되므로 반드시 길러져야 한다고 봅니다.
③ 통합적 접근
프랑케나는 **“좋은 사람이 옳은 일을 해야 하며,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두 측면을 동시에, 균형 있게 가르치는 것이 도덕교육의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통합은 이성적 판단과 정서적 공감, 규범과 실천, 이해와 행동이 연결된 도덕 교육을 지향합니다.
4. 교육적 적용과 시사점
프랑케나의 통합적 도덕교육 이론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 규범교육 + 인성교육 병행: 도덕 수업에서 도덕 원리나 규범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이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도록 격려하고, 인격과 태도를 기르는 활동(예: 봉사, 토론, 협력 등)을 함께 구성합니다.
- 역할 모델 제시와 성찰 기회 제공: 교사나 부모가 도덕적 모범이 되어 주고,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며 도덕 원리와 덕목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도덕적 딜레마를 통한 사고 훈련과 감정 교육: 다양한 도덕적 갈등 상황을 제시하여 비판적 사고와 도덕 판단 능력을 기르고, 공감, 배려, 정서 조절 능력도 함께 함양합니다.
5. 결론
프랑케나의 도덕교육론은 도덕 원리와 덕성의 조화를 강조하며, 도덕성은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내면화되어 실천하는 성향이 함께 작동할 때 온전해진다고 봅니다. 그의 통합적 접근은 단순한 도덕 규칙의 암기나, 감성 중심의 인성교육을 넘어, 지성과 감성, 판단과 실천,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도덕교육의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로써 학생들은 도덕적으로 옳은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전인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